여름 頌歌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적절하게 설계된 특정 공간에서만 거주하며 트랜스포트로 이동하여
소위 외부공간에는 접할 필요가 없는 제 5원소와 같은 SF적 공간이 결국은 만들어 지고야 말것같습니다.
아침, 지하철 입구를 빠져 나오는데 후덥지근한 열기와 더불어 도시의 불쾌한 냄새들에 숨을 턱 막혀
다시 냉방 시설이 잘 된 버스로 잽싸게 올라타 서늘한 쾌적감에 흡족합니다..
창밖은 열기로 이글거리는 도로, 마치 외계의 생물처럼, 검푸른 가로수가 음험하게 들여다 보는 듯 ...
여름 아침입니다.
여름은 그 위대한 힘을 상실했습니다.
작열하는 태양, 몰려드는 먹구름, 길이 패이고 앞이 안보이는 폭우,
반짝이는 나뭇잎으로 무성한 꼿꼿한 나무, 깊고 짙은 숲 , 선명한 빛깔로 익어가는 열매,
풀벌레의 송가...
사람들은 큰 그림을 볼 줄 모른 답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죽게 되며 모든 종들은 멸종될 것이고
태양은 폭팔하며 우주는 붕괴 될 것입니다. 모든 존재는 유한하며, 무의미하며 결국 파멸 할 것, 절대적인 것은 없답니다.
호브즈가 묻습니다. 왜 사람들은 큰 그림을 볼 줄 모를까, 왜냐면 그 나쁜일들이 먼 미래에 일어 나기 때문이지...칼뱅의 대답입니다.
( 이 아이는 저 하기 싫어하는 학교 를 강요하고 잡다한 일에 매달리는 어른들을 딱하게 봅니다)
그 폭군인 여름은 어찌 될 것인지요,, 아주 먼 미래에.
이렇듯 사람들이 그의 힘을 차단하며 비웃고 몰아 내 버린다면,,, 결국은 그 푸른 빛도 상실하고
컴컴하고 쓰레기와 숨쉴 수 없는 공기로 가득찬 어두운 무덤 으로 세상은 변해 버리는 것이 아닐지...
무더위에 지병인 게으름이 도져서, 책도 안보고 그림도 안 그린지 한참입니다.
나의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은 실은 죽는 일이 그럴 겁니다.
살아 있으면 움직이고 만들어 소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그림이 그리고 싶어지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