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야기
점토 61- 맨 처음으로 돌아가기
torana3
2012. 10. 5. 09:51
샤무엘 베케트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무대장치로는 앙상하게 벗은 나무 한그루 만 있습니다.
부조리해보이는 블라디미르와 아르빠공의 대화,
럭키와 푸조의 기묘한 관계.
소년의 기약없는 전갈.
삶은, 끝없이 자기 복제를 해나가는 과정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에게 입력 되어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자신의 세계를 창조 해 나갑니다.
나는 나 자신을 볼 수 없으므로
내가 만든 세상을 보면서, 나의 존재를 확인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창조된 나라는 것은 끝없는 독백에 불과 합니다. 내가 만든 허상이지요. 그래도 기다립니다.
언젠가는 나무에 다시 생명이 움트리라는 것을. 실은 그것은 맨 처음입니다. 어디서인가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잃어버렸던, 잊어 버렸던 그 시작.
한덩어리 점토로 만들었습니다. 만, 아주 큰 작품으로 해보고도 싶은 소망. 그러나 그 큰 물건을 어떻하라고, 짐만 되지... 절래절래 합니다.
제 수준으로는 이 작은 흙 한덩어리가 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