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슬픔
torana3
2011. 12. 12. 09:07
어머니가,
나이든 여인이 누구인지,
눈 껌벅거리며 기억을 헤집어,
막내 딸임을 알아내고는
활짝 웃으십니다.
간병인이, 오늘 두번이나, 설사를 하셔서,
침구랑, 옷을 다 갈아 주었다고,
야단의 시늉을 하니,
몰라, 몰라, 하면서,
아양하십니다.
볼이 발그레 하여,
엄마 예뻐졌어요, 하니,
" 이제 죽어야지" 하면서 또 활짝 웃습니다.
언제 그렇게 웃으셨던가,
어느해, 고통을 가누지 못해,
벽에 바싹 모로 누워
연필로, 꼭꼭 눌러가며 적어놓은 낙서
'이뭐꼬,, 이뭐꼬'
그 슬픔의 흔적이 어머니 였는데,,
" 엄마, 슬프지 않아요?"
물으니, 도리도리 하시며
'아니, 안슬퍼'
슬픔이 무엇인지, 까맣게 잊으셨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