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t

기억

torana3 2011. 5. 2. 10:57

1. 제 어렸을 때 초등학교의 국어 교과서에 실린 글 중에.

놀다가 지친 동네 아이들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에대해 말하기 시작 합니다.

지나던 나그네가 합류하여' 망각' 이 가장 무섭다고 하자,

아이들은, 괴로운 일을 잊어야 살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을 상기하면서 이해 하지 못합니다.

 

2. 해리포터에서 기억의 마술이 자주 사용됩니다.

주문에 능한 헤르미온느는 ,  돌이 킬 수 없는 위험이 따르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집을 떠나기에 앞서,  애통해 할 머글부모의 자신에 대한 기억을 모두 지워 버립니다.

T.V.를 보면서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부모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딸의 표정이 비장합니다.

 

3. Mother and Child.

14세에 임신하고, 아이를 입양 시킨 카렌은 아이를 키우는 일이 ' 유리가 깨질 것 같은 두려움'이라고 생각하고

,비난하고 침을 뱉지나 않을 까 두려워 아이를 찾지 않는 것이 낫다는 합리화로 과거를 잊으면서 살아갑니다.

딸인 엘리자베스는 모든 인간 관계를 부정하며,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고 ,  삶의 흔적을  없앱니다.

그밖의 인물들, 어린 딸을 데리고 다니면서, 남의 집 일을 도와주고 살아가는 여인, 임신을 할 수 없지만,

어머니가 되고 싶어 입양을 위해 노력하는 여인.  자신의 처지를 비관도 달관도 안하고 씩씩하게 친구를 만드는 눈먼 소녀.

 

엘리자베스와 카렌은 고통을 망각하는 대신에 자신의 삶도 피폐하며,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소위 업業을 짓습니다.

후자의 다른 여인들은,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긍정하고, 부딪힙니다.

이들이 어울러져, 삶은 계속 이어지고 생명은 소멸 되면서, 다시 태어납니다.

 

순간순간 잊어 버릴 수 있으면  덜 고통스러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인 이상, 불가능 합니다. 끝없이 다른 고통으로 이어 져 갈 뿐입니다.

 차라리 붙들고 앉아 깊이 고뇌하고, 끊임 없이 질문 하면서, 그 의미를 깨닫고 

 그로 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 함이 불교에서 설하는 지혜입니다.

 

무한한 시공간에 걸쳐서 존재하는 만상이 그러하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않는 지혜를

불망지 不忘知 라 하며 이를 터득하신 분이 부처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