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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기일

torana3 2024. 12. 5. 10:02

어머니 기일입니다. 가신지 십년이나 지났습니다만, 

시간이 지날 수록,  많은 것이 사라진 나의 뇌리에  오로지 선명 하게  떠오르는 장면

들. 

 

"어머니가,

나이든 여인이 누구인지,

눈 껌벅거리며 기억을 헤집어,

막내 딸임을 알아내고는

활짝 웃으십니다.

 

간병인이, 오늘 두번이나, 설사를 하셔서,

침구랑, 옷을 다 갈아 주었다고,

야단의 시늉을 하니,

몰라, 몰라, 하면서,

아양하십니다.

 

볼이 발그레 하여,

엄마 예뻐졌어요, 하니,

" 이제 죽어야지" 하면서 또 활짝 웃습니다.

 

언제 그렇게 웃으셨던가,

어느해, 고통을 가누지 못해,

 벽에 바싹 모로 누워

연필로, 꼭꼭 눌러가며 적어놓은 낙서

'이뭐꼬,, 이뭐꼬'

그 슬픔의 흔적이 어머니 였는데,,

 

" 엄마, 슬프지 않아요?"

물으니, 도리도리 하시며

'아니, 안슬퍼'

슬픔이 무엇인지, 까맣게 잊으셨나 봅니다."

 

어머니 곁에 나란히 누워 찍은 셀카 사진을 그렸습니다.
제 책상 뒤로 늘 지켜보고 계시는( 그렇게 믿는) 어머니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