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선생님

torana3 2011. 1. 24. 17:25

 존경할 만한 선생님의 기억이 없습니다.

 

그 나이에, 있음 직한, 비판적이거나, 냉소적인, 치기도 한 몫 했을 것이고.

지금 생각해 보면, 교사가 꼭 인격적인, 모범 적인 분이어야 하는 것은 아닐 테고,

사춘기의 여자아이가, 그것을 구별 해 낼 능력이 있을 리 없기 때문에.

그보다는 재능과 열정이 학생에게 다른 시각을 제시하여 자극이 되어, 성장을 돕게되는

그런 분들 중  , 기억에 남는 선생님 들이 있습니다.

 

 중학교는 천주교 계통의 미션 스쿨이었는데, 사립 학교 였고, 교사들은 젊고 발랄 했으며,

꼭 평생 하겠다는 것 보다는 연줄로 잠시 교사직을 맡은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초임 미술 선생님. , 집은 서울 이지만, 어려서 살던 곳에 무슨 이유여서인지,

미대를 졸업하고 잠시 내려 오셨는데, 널찍한 미술실 한편에서 에서  

인상을 쓰며, 화폭을 들여다 보고 , 유화나 콜라쥬로   몽환적인 작업을   하셨던

교사의 직분에는 좀 무관심하며 , 기분 내키는대로 편애하고, 불안정한 감정 상태도 그대로 드러 내셨습니다.

 어린 제자들에게 폭팔 적인 애정을 표현 하셨지만,.. 우리는 좀  건방진 태도로 대했고,

그러나, 현란하며  자유로운 예술가의 모습을  아마 동경했을 지도 모릅니다.

 

일 년 반쯤 후에 우리보다도 더 서럽게 울면서 이별을 고했고, 얼마 후 유학을 떠나 셨다는 소식.

대학에 들어가, 우연히 한 갤러리에서  귀국 전시 소식을 듣고, 찾아 가 보았습니다.

검은 드레스에,  나직한 음성으로 한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이

우아하고, 세련되어, 그만, 아는 체도 못하고 먼 발치에서 돌아 섰는데,

아마, 가서 인사를 드렸으면, 주위 사람들 아랑곳 없이, 반가워  기뻐 해 주셨을 테지만,,,

 

오늘 문득 그분의 근황이 궁금하여 인터넷 서치를 해보니, 2009년 마지막으로 국내 전시 후에는

외국에  계시는 것 같습니다.

 

 

"'원래 초현실계통의 내재적인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는 화가'로 규정하고 현실에서 이룰 수 없었던 환상적인 꿈의 세계를 마음껏 실현해 왔다고 평하고 있다. 그에게 별은 환상적 꿈을 실현하는 기호였다. " 전시에 부친, 한 평론가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