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야기
브뤼겔 Bruegel
torana3
2010. 12. 3. 09:17
겨울, 벽의 그림을 바꾸었습니다.
브뤼겔은 제PC의 바탕화면 배경으로 가장 많이 올렸던 화가입니다.
어려서, 어머니가 주시는 학생들의 시험지 철 한 8절지 갱지 뒷면에 한없이 놀이, 이야기를 그리던
유사한 즐거움을 그의 작품에서 느꼈습니다.
몇년전에 곤두박질이라는 소설이 있었는데, 어느 실패한 샐러리맨 부부가 시골에 정착하면서,
우연히 브뤼겔의 작품으로 보이는 그림을 이웃 집에서 발견하고, 그 그림의 진위, 주인 모르게 그림을 양도 받으려는 해프닝을 그린,
브뤼겔 작품의 소재와 유사한, 행동은 어리석으나 유쾌한 풍자를 보는듯 했습니다.
산에서 고작 새 몇마리를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냥꾼, 그의 뒤를 따르는 개들도 면목이 없는듯, 고개를 숙이고 가는 행렬,
이카루스의 곤두박질치는 비극적 광경을, 무심히 연출하는 농부와 눈부시게 환한 배경들...삶을 잠시 가볍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역시 풍경은 저에게 어렵습니다. 그림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도, 구도와 원근법이 엉망입니다.
작은 사람들의 무리가 섬세하게 묘사 할 수 없었던 것도.. 싸구려 브러쉬 탓입니다....
2003년? 캔버스에 유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