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릴케와 더불어
torana3
2017. 8. 9. 08:08
엊그제 입추가 지나고 , 출근길이 전보다 어둑합니다.
그러나, 낮에는 시멘트 건물이나 도로가 흐물거리는 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습하고 뜨겁습니다.
여름내 피부질환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오래 살아 왔는데도, 몸이나 마음이나 면역체계는 형편 없습니다.
외부의 침입자(균이나 스트레스)를 방어하고 퇴치하는 능력은 점점 더 쇠퇴하는 듯합니다.
삶을 지탱해왔던 욕망이나,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던 육체는 이제 스스로를 공격하는 적이 되는 듯합니다.
"이제 더이상 집을 짓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 여름은 위대 했습니다"
그래도 바라는 일은,
" 조금만 더 남국의 햇빛을 주시어.."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날 입니다.
아마 그 기도를 배워야 할 듯 합니다.
열심히 살아 온 젊은 날의 어느 부분이라도 후회하지 않으며,
그러나 더이상 욕망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작은 남은 결실을 거둘,, 긍정과 희망과 힘을 조심스럽게 청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