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잃어버린 시간들

torana3 2017. 1. 20. 08:55

기다렸던 것 은 눈이 아니라 잃어버린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새벽에도 두어번 깨어나, 창 밖 살피다가 어스름 잿빛 하늘이나, 석회기둥같이 높이 솟은  아파트 건물 아래

마른 땅을 확인만하고 잠들었는데, 출근길에는 펑펑 눈이 내립니다.

도로 한편으로 밀쳐진, 염화칼슘으로 범벅이 된 눈더미와 처연히 눈을 맞고 서있는 나무들, 가로등 불빛 속에서 나풀거리는 눈송이들,

올들어 처음 눈다운 눈 맞습니다만, 저는 다시는 그 시절의 눈오는 날로 돌아 갈 수가 없습니다.


전날,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정신건강에 대한 주제입니다.

통계적 자료로 보아도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 문제가 개인의 의료적 도움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을 진즉부터 알고 있습니다.

사회 , 조직이나, 시대 정신의 엄청난 혁명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은 전지전능의 신이 존재 하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겁니다.


여러가지 사회적 장치들에대해 토론 합니다.

말하자면, 聖所성소, shelter와 같은 장소가 있어야 하며, 또는 그런 역활을 할 수 있는  관계의  구룹이 필요합니다.

그곳에는 성인이나 고매한 능력있는  멘토가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처받은 내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어루 만져 줄수 있으면 됩니다.


그러한 사회적 논의 보다는,

강의자가 보여주는 프로젝트의 , 마치 광신도들의 집회와 같이 운집한 입시설명회 장면의 사진 ,

돌아 오는 길에 잠시 신호를 받느라 멈춘 차안에서 올려다본, 그 늦은 시간  사교육 학원가 이층의 커피숍에서 모의하는 어머니들...

이 익숙한 풍경입니다.

주변에 너무나 흔하디 흔한  모습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