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지난 주말 숲에서 미술을 전공한 한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미대를 지원하고 입시준비를 하던 시절, 학원 강사로 부터 들은 팁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줄줄 외우고 있습니다.
무슨 색은 무슨 색에 대비해야 하고, 구성은 , 안쪽, 바깥쪽 배치 해야 하고 ...등등
저에게는 한마디도 머리에 들어 오지 않는 일종의 수학의 공식을 암기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의 학교 미술 수업은 중학교에서 끝이 났습니다.
그때 제 스승이던 두 분은 , 자신의 작업에 열중하느라고 사실 제자들을 지도 하는 일은 무심 했습니다만,
사립에 미션 스쿨이었던 그 교사의 맨 꼭대기층, 넓은 실기 수업장에는,
가난한 미술교사가 국전에 출품할 작품의 액자를 살 돈이 없어 직접 틀을 짜고 조각을 하고 계셨고,
실연후, 도피하다싶이 시골의 여학교에 취직한, 사강풍의 여선생님은
그림 보다는 사르트르나 까뮈의 말을 인용하며 어린제자들과 대화하기를 즐겼습니다.
덕분에 저는 평생, 그림을 그리는 일이, 꿈 처럼, 동경 할 수 있게 된 듯 합니다.
청년은 대기업에 입사하여 산업 디자이너로 성공하기를 원했으나, 그가 생각했던 디자인 (disegno, 작가의 정신이 개입되는 , 단지 장인의 기술이 아닌)
과는 거리가 멀어 다시 기계 디자인을 공부하러 조만간 유학을 떠난답니다.
숲의 아이들이 하나 둘, 예술을 위해 유학을 준비하고 떠납니다.
저는 공연히 덩달아 설렙니다.
그들 앞에 놓일 역경이 무엇인지 아직은 짐작 할 수 도 없으나
그들은 꿈을 가지고, 꿈을 믿으며 강을 건넙니다. 그리고 찬란한 청년시대를 누릴겁니다.
인공의 틀에 갇혀 있지 않는 아이들의 자발적이고 날 것 그대로 순수한 정신세계의 표현들로 인해, 아루숲에는 언제나 경이로운 일들이 일어납니다.
이미지는 아루숲 . http://www.artsoop.org/ SNS 구룹 채팅방 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