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조석과 도끼

torana3 2015. 7. 9. 08:56

 

인봉리의 고향집은 원래는 방 세칸 정도로 쓰면 맞는 크기인데, 우리 이전에 살던 분이 하숙집으로 쓰느라고

칸막이를 해서 6개로 만들었습니다.

그 중 두개 방은 , 장롱과 책장, 뒤주  같은 것이 들어가, 어둡고 습기가 차 거의 창고로만 썼습니다.

저는 온 동네, 산으로 들로 망아지 처럼 뛰어 다니며 놀기도 했지만,

그 창고 방에 쌓아놓은 책들을 읽을 줄도 모르던 때부터 사진이나 그림만 보고, 줄거리를 만들면서 놀았습니다.

온전한 창작이라기 보다는, 그 즈음에 보았던 영화나,  드라마 , 동화 같은 것을 복기하는  수준이라,

그 많은 시간의 놀았어도, 창작을 할 만큼의 재주는 늘지 않았습니다.

 

그런 추억으로 인하여 소위 넓고, 얕은, 두서없는 정보수집의 놀이를 지금도 좋아 합니다.

어김없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주기적인 우울함,, 그 끝에서 회복하는데 새롭게 무언가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 일이 매번 도움이 됩니다.

 

요즘처럼, 매어 있는 일이 없을 때는 관심의 범위가 조금씩 더 넓어집니다.

조석의 웹툰 마음의 소리나 도끼의 랩을, 이들이 활동한지가 10여년이 지났다는데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 젊고 어린 언더그라운드의 청년들을 보면 제 너절한 수사修辭가 부끄러워 집니다.

 

당당하고 분연히, 자기의 목소리를 냅니다.

 아주 오랜 세월을 성실하고, 꾸준하게, 천재적인 언어감각을 연마 합니다.

지루하고 답답하며 이해 할 수 없지만 다소곳이 받아 들이고, 익혀야만 할 세상의 엄숙하고  우아한 명령들에 대해서,

아마 소외 되어 있었기 때문에 더욱, 당돌하게 빛이 납니다.

 

이들이 지상파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조석의 웹툰은 시트콤의 원작자로, 도끼는 정규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합니다.

 

웹 서취를 해보았으나, 진지한 비평이 없습니다.

그들이 어떤 불우한 환경을 이겨냈다든가, 현재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인생의 역전을 했다든가, 그런 기사밖에 찾지 못했습니다

거대자본의 미디어에 흡수 되기 전에 , 기우일지 몰라도 저들의 방식대로 개칠하여  빛바랠 수도 있으니,

그들의 원색을 분석하고 보존할 장치는 미리 마련 되어 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만화도 해보고 싶은 중년 아줌마의 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