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8 필로미나

torana3 2014. 7. 4. 10:32

사람이 한가지 인격만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좀 억울합니다.

예기치 않는 변화나, 각고의 노력으로, 또는 병으로 사람이 변했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그것은 상황에 따라 차츰 적응해 나가는 것으로,

타고난 다른 인격이라고 말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러나, 그렇게 정체성이나, 자기 존중감에  문제는 없는 편이며, 무슨일을  크게 후회하지도 않지만,

한번씩은 저런 사람으로 살아 봤으면, 내가 가질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소망을 품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영화 필로미나의 주인공과 같은 인격.

자기다움에 대한 확신과 철저히 긍정적인, 회의없는 낙관,

내면에서 솟아나오는 기쁨, 외부의 타인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그렇다고 꼿꼿하고 독립적인, 강인함과는 다른...

 

'진심'에 따르는 그녀의 행동은 서서히 주변의 사람들과 행위에 인스피레이션을 주게 되게,

마치 영혼의 점들을 연결 시키는 것 처럼,움직여져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뜻하지 않는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실화랍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연인과의 갈등으로부터 번민하고 우울증에 빠지며 여행을 떠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헤어짐은 잠시가 될것이고, 사랑하는 이와 결국 다시 재회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나,

나폴리에서 돌아 온 후 , 그 없이도 충분히 행복 할 수 있다는  자신을 얻으며, 이별을 결심하고 이메일을 씁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자기가 자라온 환경, 연인과 비슷한 성격의 아버지를 끝까지 사랑했던 어머니의 헌신을 떠올리고

 

그래야만 하는  옳은 결단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남아 있는 의존성, 두려움, 죄책감으로 후회, 또는 애인이 자신을 붙잡아 주기를 한편 원하는  ,

그를 잃게 되는 , 그없이 살아가야 할 미래의 자신의 모습에 절망합니다.

그러한 망설임으로 , 자신을 찾으려고 이태리로 떠나와 새로운 자아를 찾으려 헤메는 그녀나,

똑같은 소망을 지니고 있었으나, 살아온 시대에 순응하여 강인하게 참고 버티면서  가정을 지키고 평화를 이룬 그녀의 어머니와는 다른,

 환경에 거부하지 않으면서, 이해하고, 긍정하며, 그러나 자신의 진심에 따라 주저없이 행동하는 필로미나와 같은

그런 사람으로 한 생을 한번 살아 보는 것도, 그러면, 영혼의 평안을 얻는 일이 가능하지 않을 까, 상상해봅니다.

 

저는 영화나 책에서 경구를 줍는 일이 즐겁습니다.

그 압축, 재치, 시적 운율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1.리즈가 애인에게 이별을 고한후 망연해 있다가 친구와의 약속을 놓칩니다. 그 친구가 데릴러 왔을 때, 울음을 터뜨리고 이유를 말하지 못할 때,

이 자상한 이태리 친구는 " Speak the way you eat" 이태리식 표현으로, 편하게 이야기 해, 먹는 것처럼 말해.

먹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냥 먹으면 됩니다. 말할 때 처럼, 표현이나 말을 고를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태리 음식은- 피자나 파스타 같은 간단히 먹기가 좋습니다..

 

2. 너무 앞서가지 마세요.

필로미나의 사연을 취재하며 동행하게 되는 마틴이 , 필로미나가 아들이 어떤 모습일까를 기대, 걱정하면서 쏟아내는 말들을 막습니다.

제가 아주 명심해야 할 말입니다.

매번, 내 추측이 맞지 않는데도, 벼라별 상상과 헛된 결론으로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3.그녀의 정서에 감화되어, 마지막에는 마치 기적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체험하는

마틴은 엘리어트의 시 귀절을 인용합니다. 

 알아내었다 해도 멈추지 말라,  그 끝에 이르러서는 우리가 처음 시작한 그곳에 도착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 그러나 시작 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이다)

We shall not cease from exploration
And the end of all our exploring
Will be to arrive where we started
And know the place for the first time.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바뀐것은 내 마음일 뿐이다...일체유심조...  길고 고달픈 오랜 방황의 끝에서 야 얻어지는 것입니다.

 

 

 

 

 

 

 

 

출근 길에, 이곳에는 소박하고 시골 스러운 꽃들이 많습니다.

누가 뭐래도 자기다움을 간직하고 있지요,

사진의 군데군데, 제 그림자를 얹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