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케치북3

torana3 2014. 4. 24. 10:41

 

숲주인이 인제여행을 떠나기전에 저에게 스케치북을 준비하라 셨습니다.

 

류선생님의 스케치북은 우리 제자들에게는 전설적인 , 선망하는 상징적 도구입니다.

젊은시절, 유럽을 두달간 방랑 하실 때 , 언제나, 최근에도 어디를 가나 손에 작은 스케치북과 펜을 준비하십니다.

배낭에 조금 큰 것과, 호주머니에 작은 것.

딱히 풍경을 그리려는 노력을 하는것도 아니며, 일종의 명상의 도구로, 끊기지 않는 긴 線畵,

그리고 왼손으로, 특이한 필체- 존경하는 류영모님의 글씨체라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로 생각을 짧게 적습니다.

 

지난번에 포스팅한 젬마 엔더슨의 작가노트와 같은 행위라 보여집니다.

우리가 명상이 어려운 이유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맴돌아 도무지 깊은 선정에 도달할 수 없기때문입니다. .

 마치 운동을 하면서 육체적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실타래를 풀어내는 것과 같이, 무심한 드로잉은  정신을 충분히 이완을 시키며  우리가 알고져 하는 그 끝에

도달하게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일종의 정신의  움직임으로 명상 의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다분히 의도적 실수로 스케치북을 준비 하지 않았고,

선생님이 건네주신, 스테판 에셀의 저서 '분노하라'도 펼치다 말고 - 분노하기가 힘이 듭니다...

김선생님과 실컷 아줌마 수다를 떨면서, 그렇게 즐겼습니다.

 

 

                                                    여행중에 해보고 싶었던 일. 흙먼지 나는 신작로에서 ,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

                                                   하늘밭 화실 전경.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다 주시겠다고 최화백님이 서두르시는것을,

                                                         우리는 남은 시간의 유유자적을 즐기고 싶어, 사양하는 장면입니다.

 

                                                                 결국은 목련꽃이 화들짝 피어있는, 갈래길 까지만, 배웅해주셨습니다.

                                                                           손님의 의사를 지극히 존중하시는 山人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