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하기
문장을 완성키기라는 임상심리검사가 있습니다.
" 내게 두려운 일이 생길때는..." 다음 이어서 문장을 완성시키는 방식입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말들을 적어 넣는 것으로, 내면의 갈등의 핵심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문학요법 시간에 동화 완성시키기를 시도 했답니다.
어느집 밭에 살던 지렁이 가족의 이야기 인데, 그중 어린 막내가 큰 세상이 보고 싶어 집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다음에 일어나는 일들을 창작하라는 주문입니다.
지렁이, 미약함, 다치기 쉬운, 볼품없음. 모험, 위험함 등은 우리 정신의 취약한 부분으로 자신의
두려움을 투사하기가 마땅한 이미지일 듯 합니다.
A씨는 첫 발병시에, 혼돈 상태에서 집을 나가 헤메다가 고속도로 부근에서 경찰에 발견되어 가족에게 인계되었는데
그 당시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표현했습니다.
B씨는 성인이 된 자식들에게, 어린애처럼 끝없는 요구와 의존으로 가족을 힘들게 하는데
동화의 내용은, 막내 지렁이의 어리석은 행동을 무섭게 질타하는 내용이라, 실은 그녀가
Superego에 압도되어 있는 것이 갈등의 핵심인 것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C씨는 두려움으로 기도를 했더니 가족이 응답하여 찾으러 왔다 그래서 다시 감사기도를 드렸다로
그렇게 원망하고 비난 하는 가족이 자신을 다시 불러 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밖에도 눈을 뜨고 나니 다 없었던 일이다...는 소망의 표현,
마음속에 늘 걸리고 있던 잘못,가족에게 듣는 지청구를 지렁이에게 투사하거나,
지렁이가 낚시꾼에게 걸려 두 동강이 났다, 라는 문장을 참 드라이하게 표현하는 D씨는 감정의 둔마가 심각한 분입니다.
두어분은 정말 동화적인 아름다운 문장과 단어를 사용하여 감탄시키기도 합니다.
E씨. 어려서 다리에 화상을 입었는데, 제대로 치료를 못해 결국 절단까지 하고
그 아버지는 그래도 나중에 먹고 살게는 해야 되겠다고,
억지로 재봉기술을 배우게 했는데 그저 공부를 더하고 싶은 꿈이 많았던 딸이
사춘기부터 제정신을 잃어 버리고 병이 생겼는데, 그녀의 망상의 대부분은 절단된 다리를 부정하거나,
마술적으로 다시 자란다는 환상입니다.
그녀의 동화. 지렁이는 길을 가다가 배추벌레를 만났답니다.
그때 소나기가 내려서 배추벌레의 몸에 난 보송보송한 털이 가라 앉아 지렁이와 똑 같은 모습이 되었답니다.
저는 그녀의 신체상(Body Image) 에 대한 상징적 우화라고 보았습니다.
문학을 하는 일이 불안한 영혼을 다독이는 셀프헬프Selfhelp의 기능을 발휘한다 합니다.
잠깐이라도 그녀들의 마음이 따뜻해졌기를...
제 사무실. 근무한지 얼마 안되었을때 그림입니다. 지금은 짐이 많아 졌습니다.
봄맞이 정리를 다시 하려고 합니다.